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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쌀, 삶 그 자체"... 평택시 신리마을, 6차산업 이어 문화관광산업으로 '끊임없는 행진' - 쌀과자, 한국쌀가공식품 TOP10 선정...'쌀을 닮다', 구르망월드쿡북 어워드서 최우수상
  • 기사등록 2020-06-28 22: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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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 오성면 신리마을은 드넓은 평야지역으로 예로부터 농업이 발달했다. (사진=신리 마을기업 ‘황금뜰 신리마을’ 홈페이지 캡쳐) 

[경기인뉴스=박영신 기자] 평택시 오성면 신리(新里)에는 또다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마을 주민들을 중심으로 신리와 농업의 역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축적된 자료들을 주민 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전시·체험 공간이 올 연말이면 리모델링 공사가 완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신리마을이 조성된 이래 150여년의 역사 동안 경기도의 지평선이라고 불릴 정도로 드넓게 펼쳐진 비옥한 평야에서 마을 주민들이 농사를 짓고 살아오며 ‘쌀’을 중심으로 이룩해 온 다양한 문화·예술을 집약해 관광사업으로 승화시키는 신리마을의 또다른 역사의 한 페이지가 열리는 것이다.


지난 10여년에 걸쳐 이러한 역사를 탐구하고 가장 핵심적인 산물인 쌀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들을 해 왔기에 관광산업 추진도 가능했다.


올해 프랑스 '구르망월드쿡북' 어워드 쌀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마을역사책이자 쌀요리책인 ‘쌀을 닮다’에서 소개된 체험장소들을 마을투어 코스로 개발하는 일도 이러한 새로운 시도 중 하나이다. 


마을 주민들은 말한다. 쌀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삶의 구절구절마다 스며들어 있는 문화이며 역사라고...


쌀 활용 다양한 시도... 한국쌀가공식품 TOP10 연이어 선정


지난 10여년간 이루어진, 쌀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의 시작은 지난 2007년경부터 북한에 원조하던 쌀 지원이 정치적인 문제로 끊어지면서 쌀이 남아돌게 되면서부터 이루어졌다. 


2015년 마을 내 업체인 미듬영농조합법인은 쌀가공품인 쌀과자 등을 만들어 커피 글로벌기업인 스타벅스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에 가면 신리에서 생산된 쌀로 만든 과자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리(里) 단위에서 글로벌기업과 계약을 맺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신리는 당시부터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스타벅스로의 쌀과자 납품은 단순한 납품이 아닌 친환경적인 순환에 입각한 계약이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나오는 커피 부산물(커피박)을 친환경 퇴비로 만들어 신리 일대 쌀 재배 농가에 제공하고 여기서 생산된 쌀로 쌀과자를 만들어 다시 스타벅스 매장에 납품하는 방식이다.


특히 쌀과자는 한국쌀가공식품 TOP10에 2013년부터 2015년(넛츠라이스바, 블랙빈 라이스바, 건강한 넛&칩)까지 연속선정된 데 이어 올해도 ‘카카오닙스라이스칩’이 TOP10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또 ‘좋은 술’이라는 업체가 신리에서 생산된 쌀로 술을 만들어 오다가 지난해부터 신리마을 술로 브랜딩하기로 하면서 지난 해 1종에 이어 오는 7월까지 4종이 전부 출시된다


한편 쌀가공식품 뿐 아니라 쌀겨를 활용한 효소 체험도 인기를 끌고 있다.


마을 내 또다른 업체인 초록미소마을에서 제공하는 쌀겨효소체험은 모래찜질 하듯이 쌀겨를 전신에 덮고 15분 정도 있으면 미생물이 번식하는 과정에서 진동에 의해 자연열이 발생하고 그 파장과 열이 뼛속까지 파고들어 독소를 배출하고 체온을 높이는 효과를 내는 체험으로 알려져 있다.

 

조병욱 초록미소마을 대표는 "쌀겨 효소체험을 통해 만성질환 등이 치료되는 사례가 많았다"며 "지난 해 만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다녀갔을 정도로 입소문이 난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


쌀음식과 농부들의 삶 담은 '쌀을 닮다' 출간...'구르망월드쿡북' 어워드 쌀 부문 최우수상 


지난 해 출간된 '쌀을 닮다' (사진=평택시) 


신리에서 생산되는 쌀이 왜 이처럼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을까. 


마을 주민들은 쌀가공식품들이 속속 가공식품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어떻게 이처럼 맛있는 쌀이 생산될 수 있는지 신리의 지형과 풍토, 그리고 농민들의 삶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전대경 미듬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신리가 언덕 하나 없이 드넓은 평야 지역에서 바닷물이 드나들던 곳이라 토지가 비옥할 수 밖에 없다"며 "벼농사가 중요하다 보니 소를 키우는 우사가 방보다 더 좋은 위치에 놓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쌀농사가 모든 주민들의 생활에 스며들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됐고 이러한 과정들과 주민들의 삶을 기록하기 위해 지난 해 ‘쌀이 자라는 마을 신리’와 ‘쌀을 닮다’를 펴내게 됐다.


특히 ‘쌀을 닮다’는 ‘쌀을 보다’, ‘쌀이 자라다’, ‘쌀과 함께 살다’, ‘쌀과 함께 먹다’, ‘쌀을 요리하다’, ‘쌀을 헤아리다’ 등 총 6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이 책에는 마을주민 12명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히 10살에 민며느리로 신리에 시집 와서 105살에 면사포를 쓴 할머니의 삶도 정겹고 눈물겹게 담겨 있다.


또 조희숙 쉐프가 추천하는 12가지 쌀 요리의 레시피와 사진도 알차게 담겼다. 


이 책은 지난 5월 미식 책 분야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구르망월드쿡북' 어워드 쌀 부문 1위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 책을 심사한 '구르망월드쿡북' 어워드 집행부는 이 책을 ‘쌀에 관한 걸작’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쌀을 닮다’가 국제적인 호평을 받게 된 것은 마을 주민들이 책 출간 기념 전시회를 열었던 덕이 컸다.


지난 해 5월 마을 주민들은 책이 출간되자 이를 기념하기 위한 전시회를 열었다. 이 전시회는 좋은 반응을 얻어 평택시청에서 러브콜을 받았고 이어 서울의 여러 미술관에서도 개최하게 됐다. 


한편 마을 주민들은 지난 해 계절별로 4차례의 전시회를 열었는데 첫 전시인 ‘쌀을 닮다’에 이어 ‘들 가운데서’ ‘평택은 들이다’ ‘아버지의 땅’ 등이다. 


자신들의 삶을 기록하고 함께 나누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이처럼 삶을 문화로 만드는 원동력일 것이다.


마을투어 코스·농업예술학교 '미학' 등 조성...끊임없이 나아가다


지난 17일 신1리 초록미소마을 힐링가든체험장에서 한 가족이 동물먹이주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박영신 기자) 

주민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쌀을 닮다’에서 소개된 여러 장소들을 마을투어코스로 만들기 시작했다. 


쌀겨효소체험장과 힐링가든체험장(생태식물관찰, 아기동물먹이주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자연체험학습장)이 있으며, 100년 역사를 가진 정미소, 벼 수매창고, 쌀가공식품 시식·요리 체험장이 올 가을부터 마을투어 코스로 제공된다.


어른들은 쌀가공식품체험장에서 쌀 전통주를 시음할 수 있으며 아동들은 힐링가든체험장에서 동물에게 먹이주기 체험을 하거나 논 한가운데를 걸으며 각종 식물들로 토끼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이와 아울러 신2리에 위치한 농기구창고를 농업예술 체험·창작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사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평택시는 지난 10일 ‘경기도 2020년 유휴공간 문화재생 공모사업’ 선정됨에 따라 도비 2억8천만원을 투입해 농업예술학교 ‘미학’(米學)으로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선 올해는 전체 4개동 중 1개동에 대해 리모델링 사업을 마무리한다.


이어 나머지 3개동까지 리모델링공사가 마무리되면 전시관과 놀이마당, 요리마당 등 주민들 뿐 아니라 관광객들이 쌀가공식품, 농악 등 농업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완성된다.


마을 주민들은 한편 마을투어와 전시·체험공간 조성됐을 때 마을에 대해 해설할 수 있는 인력인 마을해설사를 지난 해 이미 양성하기도 했다,


전대경 미듬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농업·쌀문화를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라기 보다는 10여년간 축적한 자료들을 전시하고 이를 통해 우리 스스로 농민으로서 살아가는데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목적이 크다”면서도 “관광객들도 논밭을 걸으며 농업의 역사를 고스란히 느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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