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경제]서울시는 ▲이화여대박물관 소장 19세기 고급백자 ‘백자양각 재명 매죽문 선형필세필가’, ‘백자청화 칠보화훼문 사각병’ 2점, ▲ 팔만대장경본 판본 ‘대반야바라밀다경 권534’ 1점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한다고 지난 25일(수) 밝혔다.
‘백자양각 재명 매죽문 선형필세필가’는 이화여대 소장품으로 분원리 관요에서 19세기에 제작된 백자로서 표면에 매죽문과 시문이 양각되어 있고, 양각으로 각 면마다 명문이 쓰여져 있으며, 선형으로된 필세필가의 형태를 띠고 있어 ‘백자양각 재명 매죽문 선형필세필가’로 지정 명칭을 부여했다.
‘백자양각 재명 매죽문 선형필세필가’ 형태는 부채모양의 평면에 몸체의 반은 먹물이 고이는 필세로, 나머지 반은 세 개의 붓을 꽂을 수 있는 구멍을 낸 필가로 구성했다. 필가와 필세의 경계부 기벽에는 작은 먹물구멍이 있으며 그 위로 이룡(驪龍, 검은 용)의 상형물을 부착하여 막 승천하려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매화나무와 대나무로 양각한 가운데 윤곽은 가늘게 음각하여 돋보이게 했고 각 면에는 전서체로 명문을 써놓았다. 글귀를 보면 각 면에는 당나라 시인 한유(韓愈, 768~824)의 싯구인 “함영저화”와 유우석(劉禹錫, 772~842)의 싯구인 “수부재심유룡칙령”을, 바닥면에는 “을미육월상원우중, 석봉작, 우석서, 고사화”을 남겨 제작정보를 알수가 있다.
조선후기 선비사회에 유행한 문방청완 취미의 일면을 잘 보여주는 관요 제작품으로, 백자 문방구는 연적 등이 다소 전해지고 있으나 이처럼 필세와 필가를 함께 구성한 예는 거의 드물어 창의성이 돋보이는 유물이다.
‘백자청화 칠보화훼문 사격병’은 이화여대 소장품으로 분원 관요에서 19세기 전반에 제작된 백자로서 사각병 형태에 대표적인 문양인 칠보·화훼문을 청화로 그려넣어 ‘백자청화 칠보화훼문 사각병’으로 지정 명칭을 부여했다.
‘백자청화 칠보화훼문 사각병’ 형태는 세장한 사각형 몸체에 물레성형한 주구를 부착하여 만든 병으로서 특히 어깨부분은 모서리를 사선형으로 깎아내 조형적 완성도를 높혔다.
몸체 4면에는 매화·칠보문과 화훼·수류문을 번갈아가며 청화로 그렸는데, 일본에서 유행한 송피릉(松皮菱, 소나무 껍질이 벗겨진 것과 같은 모양)이라고 부르는 지그재그형의 화창을 구성하여 그 안에 칠보와 화훼를 번갈아 표현했다. 송피릉과 화훼·수류문은 에도시대에 유행했던 것으로 한일 도자양식 교류의 일면을 보여주는데, 현재 이 유물을 제외하고 알려진 바가 없다.
굽 바닥면 중앙에는 ‘무신 경슈궁 三’이라는 한글명이 음각되어 있어서 1848년 전후 경수궁 궁묘에서 의례용기로 사용된 왕실용 고급품으로 사료되어 그 의의와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대반야바라밀다경(大般若波羅蜜多經)’은 반야부의 여러 경전들을 집대성한 것으로 660~663년에 현장이 한역했다. 불교 경전 중에서 가장 방대한 600권 390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이 경은『대반야바라밀다경』600권 중에서 제534권이다. 내용은 보살이 수행하는데 모든 것이 허망하다는 것을 깨우쳐 주기 위해 주는 자도 받는 자도 생각하지 않고, 고르게 나누어 주는 보시바라밀에 대한 강설이다.
권미의 “기해세고려국대장도감봉칙조조”와 같이 이 『대반야바라밀다경』은 고려 고종 26년(1239)에 대장도감에서 간행한 재조본 고려대장경 판본이다. 아울러 지질이나 인쇄상태가 양호하며, 보존 상태도 뛰어나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다.
이밖에 26일(목) 마하연 제석천룡도의 문화재가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신규 지정되어, 서울시에는 유형문화재 365건, 기념물 38건, 민속문화재 30건, 무형문화재 46건, 문화재자료 61건 등 총 540건의 문화재가 서울시 지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정상훈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앞으로도 서울시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는 유물들을 꾸준히 발굴해 제도적으로 보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